광고대행사가 싫었다
인하우스에서 경력을 쌓은지 3년을 앞두고 있는 해에
나는 광고대행사로 이직을 했다.
이직은 고민하면서 광고 대행사는
생각의 초입에 두지도 않았다.
주변으로부터 들었던 대행사의 업무 프로세스는
나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관심사가 많은
나는 워라밸이 없는 삶은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의 업무 능력에 대해 의심하게 되었다.
’인하우스에서 익혔던 데이터 사고력과 문해력이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내가 잘 하고 있는 건 맞을까? 이러다 물경력이 되면 어쩌지? 일머리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수 많은 걱정거리가 머릿 속을 맴돌던 때에
광고 대행사에서 제안이 왔다.
제안 내용을 천천히 둘러보니 이곳은 다른 대행사와
다르게 대표의 목표 설정과 신념이 확고했다.
줄곧 게으른 스타트업의 대표들과 일했던 탓일까
자신들의 일에 미션과 비전 그리고
개인의 목표설정까지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이 대행사에 나는 매력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입사했다
입사한지 3주가 지났다.
발을 들이자마자 프로젝트에 투입되었고,
나는 인수인계를 하면서 동시에 실무를 진행했다.
오랜만에 듣는 꾸중에 ‘과연 내 선택이 옳았던걸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전의 인하우스 마케터의 생활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이곳에서 나를 주춤하게 하는 것은 바로
경력직임에도 실무에 대한 무지함을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다.
좋은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물음표 살인마‘라는
별명이 있던 나는
경력직이라는 현실에 놓여 질문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두려움을 느끼는 요인 중 ’겁‘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나는 겁이 많다.
자존심도 세고, 완벽주의라 모르는 것을 들키는 순간이
너무나도 창피했다.
속으로 씩씩대며 자책을 하던 와중에 타 팀 리더분과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리더분께 조언을 구해보니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나를 격려해주셨다.
’나도 사실 SA전문 업계에서 일을 해서 이곳에 와서
애쓴 적이 많았다.
그래도 10년동안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 해왔는데,
모른다고 물어보는 게 그리 창피하더라.
그래도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솔직하게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고,
그렇게 얻은 것을 잊지 않도록 혼자 숙련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나에게 좋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없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
더욱 문제이다.‘
솔직히 알고 있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며 숨기면,
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답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이 없었다.
이렇게 얘기하니 완벽주의가 강박으로 이어진
사례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후에는 무지함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며,
그로 인해 얻는 지식을 빠르게 익히려고 하고 있다.
얻는 지식을 제대로 써먹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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